지난 달 아직은 따스한 햇살이 옅게 드는 날 개그맨 정명훈을 만나고 왔는데요. 조금 얇게~ 길게~ 대중 앞에 서고 싶다는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존재감으로 캐릭터를 자리매김했죠. 그런 중에도 할 건 다하는 남자. 금연을 결심하고, 뜬금없이 몸짱 도전에 성공했으며, GTOUR 프로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틈틈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재정립하는 개그맨 정명훈의 이야기를 만나 볼까요?
존재감 있는 '개그맨 정명훈' |
Q. 개그콘서트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 코너가 막을 내렸는데, 요즘 근황은?
정명훈(이하 정): 새로운 개그를 보여 주기 위해 코너를 계속 짜고 있다. 사실 새 코너 같은 경우는 한 번 짤 때 4~5개 정도 짜 둔다. 그중 잘될 만한 것을 골라서 코너에 올린다.
Q. 개그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찾는가?
정: 머릿속에서 찾는다(웃음). (실생활에서 개그 소재를 찾지는 않나?) 실생활에서는 그냥 생활만 한다. 어느 정도 개그 경력이 있다 보니까 머릿속에 데이터들이 있다. 다 같이 모여서 인터넷도 많이 보고, 무엇이 재미있는지 회의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찾는다. 어디를 돌아다니면서 ‘저런 걸 개그 소재로 삼아야겠다’ 이런 생각은 안 한다. 신인 때엔 이렇게 저렇게 시도하는데 이제는 보통 그동안 모은 데이터에 집중한다. ‘이걸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싶던 것을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빌려서 ‘아, 이건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식으로.
Q. ‘스킨십 좋아하는 남자’ 캐릭터는 본인의 아이디어였나?
정: 그렇다. 내 이미지가 그렇게 많이 비춰졌더라. 그래서 이제 ‘여자한테 늑대 같은 마음으로 스킨십을 시도하는 캐릭터를 해 봐도 괜찮겠다’ 싶었다. 마침 그 후배들이 짜 놓은 코너에서 한 자리가 비어서 내가 그 캐릭터로 들어가게 되었다. (실제와 비슷한 캐릭터인가?) 머릿속으로 생각은 하는데 실천은 안 한다(웃음).
Q. 개그 코드를 보면 말수가 많지 않다. 콘셉트인가?
정: 가수들도 노래할 때 보면 창법이 있지 않나. 랩 하는 가수, 발라드 가수, 댄스 가수가 있듯이 개그맨도 말 많고 까불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나처럼 주변 잘 살피다가 한두 마디 툭툭 뱉으며 웃기는 사람이 있다. 개그 스타일인 것 같다. 내 개그 스타일은 조근조근 말하는 스타일이다. 말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평소에도 말이 없나?) 말을 많이 해야 할 자리에선 많이 하겠지만 굳이 나서서 웃겨야겠다 하진 않는다. 한두 마디 툭툭 던지는 정도?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 같다.
곳곳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그, 정명훈 |
Q. 지난해 단기간 몸짱 도전에 성공했다. 할 만했나?
정: 다이어트 해 보지 않았나? (물론, 해 봤다.) 대부분 실패한다. 담배를 끊고 나니 살이 막 찌더라. 그렇게 살이 쪘는지 몰랐다. 조금씩 쪘으니까. 아, 내가 이렇게 돼지 같은 모습이 됐구나 싶었다. 내 자신한테 너무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다이어트를 몇 번 시도했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책임감을 부여하자는 마음으로 트레이너 형에게 “날 좀 괴롭혀 달라” 했다. 100일간의 약속으로 딱 100일 후 사진을 찍자 하여 책임감을 부여했다. 그러니 열심히 하게 되더라. 매일 아침 운동하고 먹는 것도 조절했다.
(지금도 유지하고 있나?) 지금 2Kg정도 쪘는데 근육량이 줄고 지방이 늘어 옆구리가 튀어나왔다. 복근은 살짝 있는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여름도 다가오고 하니까.
Q.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시도하고 싶은 또 다른 일은?
정: 부자. 도전해 보고 싶은데 잘 안되더라.
<출처: golfzon.com>
Q. 얼마 전 GTOUR 경기를 마쳤는데. 성적은 만족하나?
정: 지금껏 도전 중 이번에 제일 좋은 성적을 냈다. 26위를 딱! 처음 나갔을 땐 꼴찌도 했는데. 지투어 프로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어느 새 실력이 늘었다. 잘하는 사람들을 보니까. 이번에는 연습도 좀 했더니 성적이 나오더라. 원래 자기 매장에서는 잘하다가 대회에 나가면 잘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멘탈의 문제일 거다. 나도 처음엔 많이 떨렸다. 이게 뭔데 이렇게 떨리지? 싶었는데 대회에 자주 나가다 보니 떨리는 게 없어지고 스윙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성적이 많이 좋아졌다.
Q. 골프는 어떻게 시작했나.
정: 처음에 스크린골프가 재미있었다. 필드는 한 번도 안 나가 봤고, 스크린에 공을 치면 공이 나가는 게 재미있어서 사람들하고 즐겨 쳤다. 주변 사람들도 하나 둘씩 치고 있었는데 그중 내가 제일 잘했다. 스크린골프와 필드 골프에서 나가는 공의 구질도 비슷한데, 밖에 나가서도 스크린이라고 생각하고 치니까 스코어도 잘 나왔다. 경석이(개그맨 서경석) 형이 GTOUR 대회가 생기는데 한번 나가 보라고 해서 도전해 봤는데 재미있더라. 프로선수도 아닌데 정말 프로처럼 대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가슴 뛰고 흥미로웠다.
Q. 스크린골프 스코어 올리는 노하우가 있다면.
정: 따박따박 치는 것.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스크린은 공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으니 성공 확률이 없는 샷을 치는 걸 본다. 유저들이 멋있는 장면을 보여 주고 싶어서 앞에 나무가 있는데 그걸 멋진 드로우 샷으로 돌려 친다. 그런데 그런 거 잘 안된다. 무리하지 않고 치는 것이 제일 좋은 스코어를 내는 거다.
<출처: golfzon.com>
Q. 스크린골프와 예능은 어울릴까?
정: 그렇지 않아도 현재 지투어 프로이다 보니까 ‘우리 동네 예체능’ 같은 방송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동네마다 스크린골프방이 많지 않나. 동네에서 랭킹 1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간판 선수(?)로 두고. 예를 들면 그 매장에서 나를 이기게 되면 한 달간 게임 요금 면제를 주는 식으로.
Q. 앞으로 계획은.
정: 늘 그렇지만 개콘을 열심히 하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 일단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개그맨 14년차인데 올해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도태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는 개그맨이 될 것이다. 개그를 하는 동안 눈에 확 띈 적이 없어서인지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아 좋긴 하더라. 튀어나온 곳이 망치를 먼저 맞게 되어 있다. 망치를 이길 힘이 없으면 튀어나오면 안 된다. “1년에 10억 벌래, 10년에 10억 벌래” 하면 10년에 10억 버는 게 나은 것 같다. 좀 길게, 좀 얇게. 최근 코너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 때문에 조금 두꺼워진 경향이 있는데 조금 얇게, 얄팍하게~ 길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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